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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小小

감기, 아메리카노와 윤건 그리고 2012

감기


삼일내내 감기로 또다시 출근을 못하고 있다.
주말까지 포함한다면 4일 내내라고 해야 하나...

좀처럼 잘 안떨어지는 열 때문에 회사에선 나에게 신종플루 반응 검사를 다시 하라고 한다.
하아.

회사내에서 툭하면 S.I. 양성반응자가 나오니, 회사로서는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삼주째 감기에 시달리고 있는 내 잘못이라고 애써 생각하려 하면서도. 답답한 마음 뿐이다.










아메리카노와 윤 건

병원에 검사를 하러 갔다가 근처 할리스에 들렸다.
점내에서 얼마전에 출간된 윤 건의 '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를 판매하고 있었다.
카페라떼(3,800원)을 포함해서 13,000원. 원래 책값은 12,000원.
혹시나 해서 구매를 문의 하니, 11월 30일까지 판매인데 해당점에선 벌써 품절이 되었단다.

윤 건의 노래를 좋아하는데다 그가 카페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기에 전부터 흥미가 있던 터라,
진열품을 읽어도 되냐고 양해를 구한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읽어 보았다.
윤 건과 조현경 (김상현의 글은 거의 없다고 무방할 정도) 두 화자의 과거 사랑에 대한 회상이
교차된다. 매 회상씬마다 커피에 대한 아주 가벼운 tip과 혈액형별 또는 커피 취향별 남,녀 타입이 나온다. 
이런 책은 뭐라고 해야 하나. 십여년전즈음에 이런류의 책을 몇 번 본 기억이 나기도 한다.
 
그저 '아, 윤 건이 내 생각보다 꽤 젊은 사람이었나 보군'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도착해서 검색한 결과 나와 동갑 이었다. 혹 같은 학번? 나는 외모도 내면도 대표 노안인가 보다.
단팥죽을 먹으며 오랜만에 윤 건의 헤어지자고와 사랑한다면 그리고 갈색머리등을 들었다.

 

 




2012


러닝타임이 무려 157분.
그러니까 3시간 잡고 가서 봐야 한다.
재난 영화 답게 스케일이 사뭇 크다.
CG도 조잡하지 않다.
3/4까지는 뻥뻥 터지는 재난들에 몰입도가 높다.
우디 해럴슨, 으하하핫. 코찔찔이.

그런데 뭐랄까나.
주제가 너무 대책없이 비극적인 내용이라, 마지막의 희망들에 헛웃음이 나올 뿐.
결말도 비극으로 끝나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 되는건 못가진 자의 입장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대책 없는 인류애 강조씬이나 자기 희생씬과 히어로(?)등장은 (물론 그런 사람은 반드시 있을 거다.) 이 영화가
할리웃 영화라는 걸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는 다는 것도.ㅋ 존 쿠삭,점점 매력이 없어진다.

그래도 현재 상영하는 영화중엔 단연 2012이고, 추천 비추천을 묻는다면 이 정도 스케일의 영화는 보는게 낫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단, 기대는 금물.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엉뚱하게도,
이탈리아의 수상이 방주에 타지 않고 가족과 국민과 함께 남아 다 함께 미사를 드리는 장면다.
천지창조가 갈라지고 성 베드로 성당이 무너지는 씬도 압도적이지만, 가족의 손을 잡고 미사를 드리던
수상의 모습이 몹시 비현실적(?)임에도 인상 깊었다. 나도 나름 긍정적인 인간인 셈.
반면에 미합중국의 대통령의 경우 자국 대통령이라고 심하게 오버한다는 생각이 든다. 젤 먼저 에어포스원 타겠지~ ㅋ


그런데 영화 시작전 광고중 가수로 추정되년 소녀들이 여섯명 나오는데 요새 뜬다는 2NE1이 아닌가 했다.
마침 영화 보는 날 오전에 2NE1을 인터넷 기사로 보았었기에. 그런데 소녀시대의 윤아가 나온다.
소녀시대는 9명인가, 그렇지 않았나? 아오 TV 없는 늙은이(?)로선 어여쁜 걸그룹은 정말 구별이 어렵다.










스트레스 풀기


근래 심신의 몰골이 몰골인지라, 오페라를 주로 듣고 있다.
대책없이 멍해서 듣고 있다 보면 근심이 사라지기에게 내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이다.
물론 외에도 남들 분주하게 사는 거 구경하기, 영화 이어서 계속 보기, 커피나 술을 계속 마시기 등이 있지만.

여전히 자주 듣는 것은 유쾌한 핏가루의 결혼, 코지 판 투테 그리고 카르멘등
역시 핏가루의 결혼은 68년 뵘 지휘를 가장 많이 듣게 된다.
야노비츠의 그 부드러우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를 듣노라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런데 한참을 오페라만 듣다 보면 바흐의 첼로 무반주 조곡 같은 것이 들리면 귀가 뻥 둘린다.
차안에서 여러가지 소리 (경적소리,라디오소리,통화소리) 사이에서도 그 작은 음악소리를 듣고
그에게 '전화왔다!!!'라고 외칠 정도였으니까. 알고보니 네비의 mp3에서 나오던 소리..
드라이브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는 좋지만 아파서 병원 가는 길이거나 차가 막힐 때는 되려 스트레스를 받는다.


원래부터 그림 보다는 활자 구경하기를 더 좋아하였지만, 20대중후반부터는 그림 보기가 더 좋아졌다.
요새는 어찌된 게 건축물에도 관심이 많이 가서 여기저기 쏘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골골 30년, 뜨끈하고도 진한 커피를 한 통 가득 담아서 (난 무식하니까) 여기저기 다니면 좋겠다.















오늘은 약도 또 많이 먹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고민도 많이 하고
커피도 정말 많이 마시고 음악도 많이 듣고
지금은 포티쉐드의 로즈를 듣고 있다.
비도 왔으니까.

헝가리 무곡 같은 곡도 아주 좋지만, 트릿팝 그 중에서도 포티쉐드의 로즈는 정말 이 밤에 딱이지 아닐까 싶다.
술도 잔뜩 마시고 싶지만 난 지금 골골중이니까. 소심한 성격에 주변에서 알면 얼마나 비난할까 싶어, 마음으로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