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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오늘도~ :)

내 눈으로 내 맘대로 본 울 집 개들(

꼬맹이


항상 근심이 많다. 
저도 많고, 나도 저로 인해 많다. 
별명이 '대걸레'인 만큼 늘 조용히 엎어져 있는다.
왕년엔 그래도 밖에 나가서는 에너자이저 였는데, 요새는 연세가 있어서 그마저도 시큰둥 하다.

나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아서 사고칠 때마다 제일 먼저 알려 주는 것도 이 녀석이다.
집에 불을 낼 뻔한 것도, 강도가 들을 뻔한 것도 다 이 녀석이 알려줘서 막을 수 있었다.
청년기엔 너무 안먹고 예민한 성격에 링겔을 자주 맞더니, 중창년층인 요샌 식탐이 왕성해서 큰 일이다.
나야 통통한 걸 사랑하는 개동거인 이지만, 수술한 다리엔 적당한 체중이 좋으니까.

나 외에는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오라방은 물론 이고 엄마고 동생이고 없다. 
다만 무섭게 부르면 저 위 세 사람과 뚱 (꼬맹이에 대한 일편단심의 애증을 갖고 있는 지인)에겐 간다.
다른 개들에게도 무관심 한데, 다른 개들이 덤빌 때 만큼은 상황 봐가면서 끝까지 개긴다. 

드라이브를 무진장 사랑한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주차장에 가면 남의 차고 내 차고 열려 있는 차에 뛰어 들어 무조건 타고 본다. 
성격이 나름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다.





꼬꼬맹이


항상 호기심 가득 하다.
어릴 땐 이 왕성한 호기심에 하룻 강아지 특성의 개김성으로 별명이 '여깡' 이었다. 여깡패의 줄임말
성장 하면서 겁이 정말 많아져서 한 번 당한 일은 잊지 않는다.
중년의 아저씨에게 이유 없이 당한 이유로 중년의 남자를 다 싫어 한다. (정말루) 큰 개를 볼 땐 뒤도 안보고 뛴다.
겁은 많지만, 많은 전문가들? (수의사,브리더)의 평만큼 머리는 좋아서 만만한 상대에겐 보복을 꼭 한다.
자기 보다 만만한 개들과 고양이와 사람을 엄청 좋아 한다. 도둑이든 뭐든 일단 반겨 준다. 
한 번 맘에 든 사람은 잊지 않고 아는 체 한다. 다만 맘에 들면서 만만 했던 상대방이 무반응시에는 문다.  


헷갈리는 성격이다.
상당히 훌륭한 외모와 깔끔한 행동에 비해 드러운 짓을 거리낌 없이 한다.
아마도 어릴 때 브리더의 충고대로 너무 덜 먹여서 (하지만 그건 2주일;;) 드러운 습성이 생긴 것 같다.
휴지 먹기를 너무 좋아하고, 뭐가 묻어 있어도 먹는다.  고기 간식이 끊기면 음식 쓰레기도 덥친다.
자기 똥꼬도 꼭 깨끗이 핥는다. 드러운 건지 깨끗한 건지 헷갈린다. 집에 휴지통 전복 사고가 나면 100% 이 넘 짓 이다.
저런데도 목욕은 엄청 좋아하고, 틈만 나면 얼굴과 손발을 깨끗이 한다. 손도 잘 쓰고. 움직이는 건 다 잡고 본다.
고양이 같은 행동을 많이 하고, 개는 피해도 고양이만 보면 환장을 해서 심히 헷갈린다.
불러도 자기가 오고 싶을 때, 상황 판단 노련히 하고 온다. 꼬맹이를 미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때 청력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 했었다. 


신상을 선호 한다.
제품도 신상을 좋아 하지만, 인간도 뉴페이스를  좋아 한다.
집에 들어가면 들어갈 때만 5분간 격하게 반긴다. 이후는 불러도 상당히 귀찮아 한다. 
자기가 이쁜 걸 알아서 사람들에게 거리낌이 없다. 무조건 아는 체 하고, 심하게 애교도 부린다.
목욕 시킨 다음 날 산책 가서 땅바닥에서 뒹군적도 많다. 생판 처음 본 사람에게 애교 부린다고.. 
폭력을 싫어 한다. 동거인이 맞으면 상대를 무조건 문다. 하지만 동거인에게 상대가 맞을 때도 동거인을 문다.











어느 날 내가 회식 때문에 술에 잔뜩 취해서 들어간 적이 있다.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서 멍~ 하니 있으니 두 녀석이 다 문 앞에서 쳐다보고 있었다.
꼬맹이는 정말 걱정 되는 눈빛으로 내내 보고 있었고, 꼬꼬맹이는 들어갈 때부터 '이제 왔냐'는 듯 성질 사납게 짖은 후
이내 문 앞에서 내 상태를 점검하고 붕가붕가(마운틴) 하러 덤볐었다. 이런 녀석이다, 이 녀석은. -_-

이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잊어 버리기 전에 쓴다.
난 게으른 뇨자니까.